'5차 중동전쟁' 우려에... K-건설, '캐시카우' 중동 수주 영향 '촉각'
2024-04-15 16:25
올해 플랜트 수주서 중동 비중 43.8%…전체 해외 수주액서도 43.5% 차지
"분쟁 장기화 시 발주 축소로 전체 해외 수주 타격 불가피"
"분쟁 장기화 시 발주 축소로 전체 해외 수주 타격 불가피"
올해 초 대형 수주를 잇달아 성사시키며 ‘중동붐’ 기대감을 키워가던 국내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동 지역 분쟁 격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발주 축소로 인한 수주 타격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어서다. 공급 경색으로 인한 자재 조달 지연 등 기존 사업장의 준공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건설업계는 당장의 확전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즉각적인 현지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 등 유관기관들은 이번 분쟁이 중동 수주 등 국내 건설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중동에 파견된 건설업 종사자들에 대한 안전 사항을 확인해 국토부에 보고하고,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사업에 미칠 영향도 조사 중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당장은 중동 지역 사업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확전 시 발주에 영향을 주거나 시공 중인 사업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관기관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에서 중동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선제적 리스크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건설사의 전체 해외 수주액은 55억1891만 달러로 집계되는데 이 가운데 중동 지역 수주액은 24억339만 달러로 전체의 43.5%에 달한다. 중동 수주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도 전체 해외 수주액의 34.3%를 차지하는 등 전통적인 '캐시카우'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중동 지역의 플랜트 공종 등 인프라 사업에 대한 발주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플랜트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약 270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중동 지역 산업플랜트 수주액은 약 115억5900만 달러로 42.7%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전체 플랜트 수주액은 61억8800만 달러로 이 중 중동 플랜트 수주액은 전체의 43.8%인 27억1200만 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도 분쟁 확전 시 원자재가 상승은 물론 해외 수주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의 수주 비중이 40%대에 이르는 등 해외 수주의 전통적인 기반이 돼 왔다”며 "이번 분쟁이 직간접적으로 중동 주요 국가들이 연결돼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올해 해외 수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기존 사업장에도 자재 조달 등의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