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양강 체제 깨지지 않는 이유… '물량공세'
2024-04-10 06:00
삼성자산ㆍ미래에셋자산 운용 ETF 366개, 전체 ETF 중 절반
자산운용 업계가 급성장한 가운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양강 체제’는 더 견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86조2696억원, 80조1651억원으로 3위 KB자산운용(34조6883억원)과 2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들 자산운용사 순자산총액은 전체 자산운용사 순자산총액 417조3241억원 중 39%를 차지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임직원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각각 437명, 559명으로 집계됐다. 상위 자산운용사에 비해 특출나게 많은 편도 아니다. 인력 규모면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466명으로 삼성자산운용보다 30여 명이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물량 공세는 중견사에서 어설프게 따라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인력 부문에서도 경쟁사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 체제가 고착화 되며 '상품베끼기'라는 부작용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2월 14일 KODEX 글로벌 비만치료제 TOP2 Plus ETF를 상장한 후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달 27일, 29일 유사한 비만치료제 ETF를 출시했다.
독창성이 인정된 ETP는 6개월간 보호를 받고, 다른 운용사에서는 유사한 ETP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아울러 운용사 입장에서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수료 인하 등 출혈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익적인 측면에서 겪는 고충도 커졌다.
지난해 펀드 관련 수수료 수익은 3조21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922억원(2.8%) 줄었으며, 2년 전인 2021년보다는 4618억원(14.4%) 급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구조가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수수료를 낮춰 고객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업계 수익성과 건전성을 훼손할 뿐 업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