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1호 상장' 탄생하나...'내실 강화' 컬리 vs '외형 확장' 오아시스

2024-04-08 18:34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사진=각사]

새벽배송을 앞세워 급성장한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지난해 나란히 좋은 성적을 받아들며 IPO(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컬리는 공격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가운데, 오아이스는 적극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며 IPO를 위한 실탄을 장전 중이다. 한 차례 꺾였던 유통업계 IPO 기대감이 새벽배송 업체를 중심으로 다시 빛을 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오아시스가 지난해 나란히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먼저 컬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 늘어난 2조7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영업손실은 1436억원으로 38% 줄였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했다. 마케팅비와 물류비, 고정비 등 비용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과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를 구축한 결과다.

오아시스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1% 증가한 4754억원, 영업이익은 178% 늘어난 133억원이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6년 이후 8년 연속, 2018년 온라인 쇼핑몰 오아시스마켓을 선보인 후 6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광고 없이 옴니채널 O2O(Online to Offline) 전략 등을 활용해 경영 효율화와 몸집 불리기에 집중한 결과다. 최근에는 물류센터 확장을 통해 배송 지역 범위를 전국구로 확대했다.

업계에선 컬리와 오아시스가 실적이 크게 개선되자, 상장에 재상장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두 회사는 상장을 준비했다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IPO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현재까지 두 기업은 IPO와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컬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내실 다지기를 진행 중”이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한 만큼, 원하는 시기에 IPO 조건을 갖추고 도전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 역시 “상장할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투자업계에서도 새벽배송 기업들의 IPO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선 최소 1년 이상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며 “시장 상황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누구든 쉽게 IPO를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