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직원 60%인데…LIG넥스원, '이석알림' 도입 두고 논란

2024-04-07 16:29
15일 도입해 직원 근태관리 … 직원들 "사적 영업 침해"
회사측, 이번주 직원 설명회 개최 "개선책 마련하겠다"

LIG넥스원의 새로운 '근태 관리' 시스템을 두고 사내에서 잡음이 오가고 있다. 일정 시간 자리를 비울 때마다 사유를 소명해야 하는 이석알림 시스템을 두고 내부에서는 사적 영역 침해로 직원들의 사기를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오는 15일부터 이석알림 시스템을 사내에 도입해 직원들의 근태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직원의 PC 동작이 20분 이상 없는 경우 자리비움으로 감지되고 업무 관련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면 회의·시험·사업장 이동·기타 중 사유를 입력해야 한다. LIG넥스원이 최근 수면실 부정근태와 개인 운동시간을 업무시간으로 조정하는 사례, 휴일근무 시 자택 근처 타 사업장으로 출근 등록한 후 소속 사업장으로 이동하는 사례 등 일부 직원의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징계를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근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두고 사내에서는 지나친 조치라는 반응이 잇따른다. 경고와 소통도 하지 않은 채 대규모의 징계부터 내려놓고 이를 앞세워 근태 관리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도입했다는 지적이다. 매주 월요일에 지난 한 주에 대한 직원들의 자리비움 내역이 조직장에게 메일로 알람되는 점도 직원들의 반발을 사는 지점이다. 사유가 소명돼도 총 이석 누적 시간이 부서장에게 통보돼 인사고과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팀마다 제각기 성격과 업무 방식이 달라 새로운 근태 시스템 정착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 근무자의 약 60%는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이들은 회의, 연구 자문, 외근 등 업무가 많아 근무시간을 분단위로 감시할 경우 효율성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오히려 근무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PC 기반 퇴근 관리 시스템 도입에 대한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출퇴근은 스피드게이트의 사원증 인증을 통해 관리됐으나 앞으로 PC상에서 '퇴근' 버튼을 눌러야 종무 처리가 된다. 정시에 자리에서 업무를 마쳐도 게이트 밖을 나가기까지 초과 근무가 된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관리를 강화한다면서 52시간이 지나면 PC를 사용할 수 없는 PC 오프 제도는 정작 빼놓고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IG넥스원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4277명으로 집계됐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연구원들의 근무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합리적인 근태 시스템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이번주 내로 소통 설명회를 열어 오해와 불만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LIG넥스원 판교 연구개발(R&D) 센터 [사진=LIG넥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