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배상금 부담에도…5대 시중은행, AI 투자엔 속도

2024-04-07 17:00
우리銀, 국내 최초 'AI 상담'…배상금 2조에도 AI 도입 속속

우리은행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금융상담 서비스 'AI뱅커' 이미지. [사진=우리은행]
올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따른 배상금 부담에도 인공지능(AI) 투자에 속도를 낸다. 금융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것은 물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시스템에도 AI를 활용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국내 최초 생성형 AI 기반 금융상담 서비스를 지난 5일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자사 앱 ‘우리원(WON)뱅킹’에 탑재한 ‘AI뱅커’는 대화 형식을 통해 예·적금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권유한다.
 
우대금리와 세금 혜택 등 고객별 상황을 고려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원금과 세후 이자를 확인해 주기도 한다. AI뱅커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직원이 직접 상담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을 선보인다. 향후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영역까지 AI뱅커 업무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AI뱅커를 구축하기 위해 작년 말 생성형 AI 활용 계획을 수립한 후 대규모 금융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앞서 2017년부터 운영해 온 펀드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에 더해 상담 폭이 더 넓어지게 됐다.
 
최근 은행권에선 홍콩 H지수 ELS에 따른 비용 부담에도 AI에 대한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ELS 상품에 대한 배상금 규모는 손실률 50%, 배상 비율 40%로 고려했을 때 약 2조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그럼에도 서비스 개선, 업무 효율화 등 AI 도입에 따른 중장기적 효과가 크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올해 안에 KB국민은행은 AI를 활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시스템 구축 등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예컨대 FDS에 탑재된 AI가 국내외 금융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거래 징후를 탐지하게 된다.
 
내부에 전문 조직을 신설하거나 영업점에 AI 행원도 속속 배치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데이터본부를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고, AI 역량 확보를 위한 ‘금융AI부’를 신설했다. NH농협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국내 모든 영업점 1103곳에 AI 행원 배치를 완료했고, 신한은행 역시 이미 전국 109개 지점에 AI 행원을 배치하는 등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