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도 성수도···수천억 노른자 땅 잇단 유찰
2024-04-03 18:55
오피스 개발사업 공매 좌초위기
'2307억' 역삼 부지 6차례 유찰
도선동 공매 최저 입찰가 반토막
'2307억' 역삼 부지 6차례 유찰
도선동 공매 최저 입찰가 반토막
강남, 성수 등 노른자 부지에서 진행되던 부동산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매물이 쏟아지지만 시장 침체로 유찰만 거듭돼 건설·금융업계는 자금 회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대지(2040㎡)는 지난달 공매로 나와 입찰이 6차례 예정됐다가 취소됐다. 해당 부지는 오피스 개발 사업지로, 부지 감정가는 2307억5710만원이다.
시행사는 2021년 9월 당시 브리지론을 통해 토지를 매입해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해당 사업장은 지하철 2호선·수인분당선 강남역과 인접한 노른자 땅이지만 주택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돼 지난해 주거시설에서 오피스로 건축 계획을 변경했다. 3년째 브리지론만 연장하던 상황에서 최근 브리지론 이자를 연체해 땅이 공매로 넘어갔다.
온비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개찰이 진행된 부동산신탁사 토지(대지) 매각 공매 건수는 총 8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5건 대비 267% 급증했다. 869건 중 낙찰된 건은 13건에 불과하고 유찰은 793건으로 91.25%에 달했다. 사업 좌초 후 '최후의 수단'인 공매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 시공사·시행사뿐 아니라 돈을 빌려준 대주단들도 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알짜 부지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시장 호황기에 계획했던 강남 3구 중심 부동산 개발사업이 현재 올스톱된 상황"이라며 "사업 좌초만은 막기 위해 몇 년째 브리지론만 연장하며 호흡기를 달고 있는 시행사는 우리뿐만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