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꺾여도 高연봉·高배당···은행보다 많이 주는 카드사

2024-04-02 17:00
'연봉킹' 삼성카드 1인당 평균 연봉 1.46억···KB국민은행보다 높아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26.7억원 받아···은행장·지주회장 연봉 상회
업황 부진 속 실적 악화해도 배당성향도 늘어···최대주주·모회사 몫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카드업계 평균 연봉 1위 삼성카드가 주요 시중은행보다 임직원 평균 연봉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CEO) 중에서도 업계 최고 연봉을 수령한 김태환 삼성카드 대표 역시 은행장은 물론 현직 금융지주 회장보다 많은 연봉을 수령했다. 여기에 대부분 카드사가 배당 성향도 늘리면서 부진한 업황에 꺾인 실적을 무색하게 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4600만원을 기록해 1년 전(1억3900만원)보다 5% 증가했다.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제공한 KB국민은행(1억2000만원)보다 많았다.

카드사 직원 평균 연봉은 대체로 1억원을 웃돌았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1억22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현대카드(1억1700만원) △BC카드(1억1600만원) △하나카드(1억1200만원) △KB국민카드(1억1000만원) △우리카드(1억400만원) △롯데카드(9400만원) 순이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지난해에만 연봉 26억7100만원을 수령해 카드사 CEO 연봉 중 가장 많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18억7600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10억4200만원을 받았다. 특히 김 대표 연봉은 10억원대 연봉을 수령한 국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장보다 많았으며 현직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22억5300만원)보다 높았다.

고(高)연봉과는 반대로 지난해 카드업계는 불황 속에 실적이 꺾였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는 모두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순이익 6206억원과 606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3.2%, 1.6% 줄었다. 특히 우리카드(1121억원)와 비씨카드(755억원)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45.3%, 49.1% 급감했다.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기간을 대폭 줄이거나 이른바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를 단종시키는 등 고객 혜택을 줄이면서도 높은 연봉 기조는 이어갔다.

카드사들은 배당 성향도 확대했다. 올해 카드사 배당금 총액은 1조497억원으로, 전년(1조526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배당 액수나 성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익이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배당을 늘린 셈이다. 늘어난 배당은 개인투자자가 아닌 최대주주인 모회사에 돌아간다.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들은 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카드사들 역시 최대주주 지분율이 60~7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