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볼티모어항 폐쇄에 자동차·석탄 공급 '차질'…"최소 몇주"
2024-03-27 14:44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 관문…석탄 수출은 두번째로 커
교각 잔해 처리 등에 상당 기간 소요 전망
교각 잔해 처리 등에 상당 기간 소요 전망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 관문인 볼티모어항의 운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충돌로 무너진 교각과 선박의 잔해를 제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소 몇 주간의 공급망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은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1.6마일(2.6km)에 달하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교각이 무너져, 자동차, 석탄 등의 제품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볼티모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으로는 미국 10대 항구에 속하지만, 뉴욕항과 뉴저지항을 포함한 다른 동부 해안 항구보다는 훨씬 적은 수의 컨테이너를 처리한다.
아우디, 벤틀리, BMW, 포드, GM, 마쓰다, 폭스바겐 등의 자동차들이 이 항구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해외로 수출된다. WSJ는 “이날 사고로 인한 여파는 팬데믹, 전쟁, 가뭄 등 최근 몇 년간의 충격과 비교해서는 훨씬 경미할 것”이라면서도 “교각 붕괴가 단기적으로는 매우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짚었다.
세계 석탄 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볼티모어항은 석탄 수출로는 미국 내 2번째로 큰 항구다. 미 원자재 시장 조사 기업인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약 2290만 메트릭톤에 달하는 석탄이 수출됐다. 이는 미국 전체 해상 석탄 수출량의 27%가 넘는다. 이 중 상당수는 인도, 중국, 유럽이 사들였다.
무너진 선박과 다리의 잔해를 제거하는 데 최소 몇 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볼티모어항으로 향하던 선박 상당수는 뉴욕항과 노퍽항으로 경로를 바꿀 수밖에 없다.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이들 항구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보스턴~마이애미 구간의 교통난을 피하려고 서부 해안으로도 선박들이 몰려들 가능성도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물동량이 10~20% 갑자기 늘어나면 교통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로 공급망에 중대하고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항구를 다시 열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일일 약 3만5000명이 이용하는 교각을 재건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재건 비용을 대길 원한다면서 “백방으로 노력해서 항구를 다시 개방하고 다리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