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물선 충돌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실종자 20명 '수색'

2024-03-26 22:14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다리 붕괴 현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대형 교량이 26일(현지시간) 심야에 대형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붕괴됐다.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 여러 대가 강으로 추락하면서 운전자들이 실종됐다.

로이터·AP·AFP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 27분쯤 볼티모어의 항만을 운행하던 대형 화물선 한 대가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교각을 들이받았다는 해안경비대 보고가 들어왔다.

이 충돌로 교량의 중간 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들이 강물로 추락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소방당국은 이 충돌로 최소 7명에서 최대 20명이 물에 빠져 실종된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다리 붕괴와 관련 이번 사건에 대해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무어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연방 자원이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사고 선박이 교각과 충돌 직전 방향을 돌리려 하는 모습이 보이며 충돌 직후 교량 대부분이 약 20초 안에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케빈 카트라이트 볼티모어 소방국 공보국장은 "사고 선박이 볼티모어항을 출항해 나가는 중이었다"며 "충돌 당시 다리 위에는 대형 트레일러트럭을 포함해 차량 여러 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실종자 수색·구조에 집중"하고 있으나 붕괴한 다리에 화물 등이 걸려 있는 등 현장 상황이 위험하고 불안정해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리처드 월리 볼티모어 경찰국장은 사고가 "고의로 일어났다는 테러 징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 호로 이날 오전 1시쯤 볼티모어에서 출항해 파나마 운하를 경유, 스리랑카 콜롬보로 갈 예정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선박이 사고 당시 컨테이너 약 4900개를 싣고 있었다고 전했다.

선주인 그레이스 오션은 성명을 통해 "도선사 2명을 포함해 해당 선박에 탄 승무원들은 모두 무사하다"며 "충돌 원인을 밝히는 데 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볼티모어항을 오가는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 블룸버그는 미국 동부 주요 항구인 볼티모어항에서 선박과 고속도로 운송 모두 차단되면서 큰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