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에 건축 착공면적,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건설투자 감소 전망"

2024-03-22 11:36
건설산업연구원 동향브리핑 분석 결과
작년 착공면적 전년보다 32%↓, 공사비 급등·PF 시장경색 영향

경기도 고양시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건축 착공면적이 2009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등한 공사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에 주거용뿐 아니라 비주거용 착공면적도 감소한 여파로 풀이된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착공면적이 크게 위축되면서 올해 건설투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2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 착공면적은 전년보다 31.7% 줄어든 7568만㎡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로 착공실적이 급격히 위축됐던 2009년(7125만㎡)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건축 착공면적은 2019년 1억967만㎡에서 2020년 1억2370만㎡, 2021년 1억3530만㎡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2022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사비 급등과 금리 상승, 집값 하락, 부동산 PF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주택 착공이 이뤄지지 못한 탓"이라며 "특히 상업용뿐 아니라 공업용 건축공사 착공이 함께 위축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국 건축착공면적 추이. [사진=건설산업연구원]

지난해 주거용 건축 착공 면적 전년 대비 27.5% 감소한 2517만㎡로, 2010년(2442만㎡)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미분양이 적체된 지방의 감소율이 30.3%로 수도권(23.4%)보다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서 23.4%, 지방에서 30.3% 각각 감소해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침체가 더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중에서도 세종과 대구의 착공 면적은 각각 90.2%, 86.6% 감소했고, 경남(-61.5%), 충남(-56.5%), 제주(-49.8%), 서울(-45.5%) 등도 착공 면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 광주(167.4%), 부산(57.8%), 인천(31.2%) 등은 2022년보다 착공 면적이 늘었다.

비주거용 건축 착공 면적도 33.7% 감소한 5051만㎡에 그치면서 2009년(4899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38.2%, 지방은 29.3% 각각 줄어 비주거용은 지방보다 수도권이 더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건산연은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축 착공면적이 위축된 만큼 올해도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투자와 건축 착공면적 증감률의 시차가 대략 2년이고, 2022년부터 착공면적이 위축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1.4% 증가했던 건설투자가 올해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