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올해 국내 건설 수주 10.4% 감소···전국 집값도 1.8% 하락"

2024-06-11 15:45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건설·부동산 경기가 올 하반기에도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에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어 경기 개선이 어려운 상황인 탓이다. 부동산 매매가격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며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모두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을 발표했다.

현재 건설·부동산 경기와 관련된 지표들은 엇갈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고, 아파트값도 오르는 등 침체 분위기를 쇄신하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지방에서는 여전히 미분양이 늘고 있다. 일부 개선되는 수치를 두고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하반기 건설 수주와 투자 모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지난해부터 감소세에 있고 경제 저성장, 고물가, 금융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 수주로 전년 대비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 수주는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17.4% 하락하며 189조8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에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공공 수주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증가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공사와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추진 등 대형 토목사업의 영향으로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민간 수주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토목과 건축 수주 모두 부진해 전년 대비 1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투자는 전년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는 2022년 301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306조원으로 다소 개선됐다. 그러나 2022년과 지난해 건축 착공이 줄어 올해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투자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에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진행될 계획이라 건설기업 자금조달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다. 높은 공사비로 인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대한 선별적 수주가 이루어지고 있어 전체적인 수주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부동산시장 전망도 어둡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매매가격의 경우 수도권은 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지방의 낙폭이 커 올해 연간 1.8%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역별 전망은 갈렸다. 수도권은 상반기 하락한 가격을 유지하는 수준의 보합세를 보이며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방은 4월까지 나타났던 낙폭 축소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고 재차 하락하며 감소폭은 3%로 예측됐다.

주택 전세가격은 상반기 0.2%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8% 상승해 연간 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주택 공급도 위축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 공급은 정부가 제시한 공급 대책 수준으로 이어지더라도 민간 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가격 수준 자체가 높고, 하반기 금리 인하 수준이 당초 시장 기대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용 신생아 특례대출 잔액이 충분치 않다는 점과 체감 경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