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딸기 마케팅 이면엔 '웃픈 이유'가 있다
2024-03-19 13:51
"일본은 왜 이렇게 딸기를 좋아할까?"
과거 일본에 살 당시 든 궁금증이다. 딸기 제철(12월~5월)이 되면 일본 편의점과 마트는 사방이 딸기 빛이다. 디저트·과자·아이스크림은 물론 주류 코너에도 딸기가 새겨진 제품이 즐비하다.
일본의 딸기 사랑은 숫자로도 알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이보이스코무(マイボイスコム)에 따르면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1위는 딸기다. 또 일본 농림수산성 품종등록홈페이지를 보면 일본 딸기 품종은 총 295종(2020년 기준)에 달한다. 국내 딸기 품종 80%가 '설향'인 점과 대조적이다.
가장 좋아하는 과일 1위·품종 295종. 품종만큼이나 딸기 관련 상품도 넘쳐 난다. 딸기맛 곤약젤리와 딸기 롤케이크, 딸기 크림 파르페는 예사다. 딸기 찰떡 아이스크림, 딸기 맥주, 딸기 오믈렛 등에도 딸기를 첨가한다.
이 같은 딸기 마케팅 이면엔 딸기 구매에 지갑을 열지 못하는 '웃픈'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한 '아마오우' 딸기 9알이 들어간 1팩 가격은 1만8000원. 구마모토산 코이미노리 딸기(5800원) 1팩 가격과 약 3배 차이다. 그렇다 보니 '아마오우' 딸기를 먹고 싶어도 부담돼 지갑을 열지 못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식품업계가 딸기 첨가 식품을 줄줄이 내놓는 셈이다. 딸기 롤케이크·딸기 젤리·딸기 크림빵 포장지엔 모두 '아마오우'가 적혀 있다.
최근엔 딸기에 이어 사과 값마저 치솟고 있다. 다음 시즌 식품업계 마케팅은 사과를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사과 첨가' 식품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