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율 12년 만에 반등했지만…출산율 회복 기대는 '난망'

2024-03-19 12:00
지난해 혼인 19만4000건…전년대비 2000건 증가
국제결혼이 혼인 증가세 이끌어…이혼은 소폭 감소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혼인이 12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인 사이의 결혼보다는 국제결혼이 혼인 반등세를 주도했다. 혼인과 출산율의 상관관계가 크지만 출산율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2000건) 늘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3.8명으로 전년 대비 0.1명 증가했다.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000건 이후 2012년부터 꾸준히 줄어들다가 2016년(28만2000건) 30만건이 붕괴됐고 2021년(19만3000건)에는 20만건 아래로 내려섰다. 혼인 건수가 늘어난 것은 12년 만이다.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미뤄졌던 혼인들이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증가해온 부분이 있다"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혼인을 꺼리는 부분도 있는 만큼 (추세는) 올해 증감 여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혼인 연령은 점차 늦어지는 추세다. 남자의 평균 초혼 연령은 34.0세로 1년 전에 비해 0.3세 상승했다. 여자의 평균 초혼 연령은 1년 전보다 0.2세 늘어난 31.5세다. 10년 전에 비해서는 남자는 1.8세, 여자는 1.9세 첫 결혼이 느려졌다.

연령대별로는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36.3%)이 가장 많았고 30대 후반(19.2%), 20대 후반(17.9%) 순으로 나타났다. 여자도 30대 초반(35.1%)의 혼인이 가장 많았고 20대 후반(28.8%), 30대 후반(13.2%)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 증가세는 국제결혼이 이끌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년 전보다 3000건(18.3%) 늘어난 2만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국인과의 혼인은 17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00건 줄었다. 임 과장은 "외국인과의 혼인은 코로나19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3.5%)과 중국(18.1%), 태국(13.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남편은 미국(27.7%), 중국(18.4%), 베트남(15.8%)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2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00건 줄었다. 조이혼율(1.8건)과 유배우 1000명당 이혼건수를 뜻하는 유배우 이혼율(3.7건)은 전년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이혼 연령은 남자가 49.9세, 여자가 46.6세로 1년 전과 유사했다.
출산율 상승은 '미지수'…혼인·출산 의향 점차 줄어
혼인이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출산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22년 기준 결혼 후 5년 이내 출산 비중이 72.5%일 정도로 혼인과 출산은 상관관계가 높다. 하지만 혼외출산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출산율이 2015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혼인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혼인과 출산도 꺼려지는 추세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8월 8~25일 전국 만19~4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혼인 성인 1059명 중 51.7%만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 대상 전원에게 아이를 낳을지 물어도 '낳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46.0%로 가장 많았다. 낳을 생각이라는 응답자는 28.3%에 그쳤다.

임 과장은 "혼인이 조금 늘어났지만 출산이 증가한다고 확답을 할 수는 없을 듯하다"면서도 "다만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