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교수 "국민 없이 의사도 없다는 걸 잊어…개선점 듣겠다"

2024-03-18 15:09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인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이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18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방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교수 집단도 정말 잘못했다. 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 저는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해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듣겠다"고 전했다.

그는 "의대 인원을 늘리는 데 저희가 설득을 하면 국민이 지지해주실 거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저희의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돌아보지 못해 정말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또 사직한 전공의들에 관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간 점,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도 짚었다. 방 위원장은 "정부와 의사협회가 대화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전공의들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몰랐다. 그만큼 전공의들이 가슴에 상처가 많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안 돌아온다는 것은 미래 필수 의료 인력의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2020년 총파업 이후 4년간 전공의들이 생각하기에 필수의료가 나아진 게 거의 없었다. 전공의들의 상심이 크다"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 등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면허정지 처분을 받거나 의대생 유급 위기에 처하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해야 할 교수들이 환자를 떠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 위원장은 이에 관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호소하며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인생의 모든 걸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건데 오죽하면 그러겠나. 이 사태를 3월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부터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의료가 완전히 무너진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