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난해 이자로만 60조 벌어들였지만…올해 수익성 '글쎄'

2024-03-14 12:00
대출 총량 늘어난 영향
당기순이익 21.3조 역대 최대
당국 압박 속 '금리·대손비용'↑우려

[사진=금융감독원]

국내 은행이 지난해 이자로만 60조원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총량이 늘어나 전체 이자이익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자이익 증가로 지난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대비 3조원가량 늘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대출과 대손충당금 등 리스크 관리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 수익성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3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5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과 비교하면 3조2000억원(5.8%) 늘었다. 은행의 이자이익이 불어난 것은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출을 포함한 이자 수익은 지난해 14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9.9%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자마진(NIM·자산 대비 이자이익 비율)도 1.65%로 전년대비 0.0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도 5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4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매매이익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종합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 은행들이 2조원가량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도출하면서 해당 지원금 중 일부가 4분기에 반영, 순익 하락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순익 증가세가 이어진 모습이다. 

다만 올해도 은행 수익성이 더 늘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당국의 대환대출 서비스 등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이 늘자 은행권이 눈치껏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 문턱을 점점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금융권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당국의 대손충당금 요구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채무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말한다. 통상 이익을 떼서 충당금을 쌓아두는 구조여서, 충당금이 커지면 순익이 감소한다. 은행권은 지난해 대손비용으로 전년대비 55.6% 증가한 10조원을 대손비용으로 쌓아뒀다. 올해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보상 이슈나 부동산 관련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 되면서 관련 비용이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리스크들로 기준선 없는 충당금 늘리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아울러 한때 대환대출 인프라·정책 모기지 등으로 대출 수요가 높았지만, 당국 요청에 따라 일정 수준으로 부채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금리를 올리며 이자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