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란의 배터리 아틀라스] 46시리즈, K배터리 맹추격...파나소닉은 미국 추가 투자 카드 만지작
2024-03-12 17:30
최근 국내 배터리 업계가 46시리즈에 대한 양산 일정을 최초로 밝힌 데 이어 일본 파나소닉이 4680(지름 46㎜·높이 80㎜)배터리 라인 증설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4680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벤츠와 BMW도 46시리즈에 관심을 보이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46시리즈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여러 행사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르면 8월부터 4680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4680배터리의 구체적 생산 시점을 밝힌 건 처음이다.
삼성SDI는 연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46시리즈 배터리는 ▲4680 ▲4695 ▲46110 ▲46120 등 네 가지로 구성되는데 지름은 46㎜로 동일하면서도 높이는 80~120㎜로 다양하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4680배터리를 탑재한 사이버트럭을 내놓으면서 46시리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4680배터리는 테슬라가 직접 양산 투자를 하고 있지만 수율이 낮아 복수의 공급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8월 양산하는 4680배터리는 테슬라향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때 테슬라향 4680배터리 물량을 놓고 한-일전이 성사될 전망이다. 파나소닉이 최근 짓고 있는 미국 캔자스 신공장에 테슬라향 4680배터리 라인 증설을 검토하면서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파나소닉이 해당 라인 증설에 필요한 금액은 40억 달러(약 5조원)에 이른다. 현재 파나소닉은 일본 와카야마 공장에서 4680배터리 양산 테스트 중이다.
4680배터리 개발과 양산 시점 발표는 파나소닉이 한국 업체보다 빨랐다. 그러나 파나소닉의 양산 일정이 당초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지연되면서 실제 4680배터리 양산은 LG에너지솔루션이 앞서게 된 상황이다. 이에 파나소닉의 투자 시계도 빨라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테슬라에 이어 많은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46시리즈 배터리 채택을 늘리면서 업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BMW, GM(제너럴모터스), 스텔란티스, 볼보, 리비안 등도 4680배터리 장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시장이 커질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겨낼 배터리 업계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