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이번주가 '진짜 슈퍼 화요일'…美 금융·정치권 긴장

2024-03-12 05:00
2월 CPI 발표에 긴장...대선 전 피벗 나오나 
나란히 대의원 문턱 넘을 전망..박빙의 조지아주 올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치권과 금융권이 오는 12일(이하 현지시간) 화요일을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뿐만 아니라 올해 대선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꼽히는 조지아주(州) 경선도 예정돼서다. 미 통화정책과 대선 흐름을 좌우할 굵직할 일정이 집중된 ‘진짜 슈퍼 화요일’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해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하며, 기세등등하게 대선행을 확정 지을 전망이다.
2월 CPI에 경계태세...대선 전 피벗 나오나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2월 CPI 발표를 앞두고 금융권과 정치권 모두가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10일 보도했다.
 
지난달 발표된 1월 CPI는 예상과 달리 반등하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이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머지 않아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설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2월 CPI 쇼크는 없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2월 CPI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나오는 마지막 CPI라는 점에서 시장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월 CPI가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목표치인 2% 상승률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셈이다.

연준이 3월 FOMC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담은 점도표를 공개하는 점도 긴장을 높이는 요소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점도표를 통해 올해 0.25%포인트씩 3번의 금리 인하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점도표에도 같은 내용이 담긴다면, 6월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월 CPI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도 흔들 수 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경제 정책이 낙제점을 기록 중인 바이든 대통령에는 금리 인하가 절실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0%에 달한 데 비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4%에 그쳤다. 특히 이번 대선을 좌우할 무당파 성향의 유권자 중 16%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이보다 높은 29%였다.

아울러 시장은 미 재무부가 12일과 13일에 총 61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10년물 및 30년물 입찰에 나서는 점도 주목한다. 
 
바이든·트럼프 대의원 문턱 넘나..박빙의 조지아주 경선 주목 
CPI가 발표되는 날, 미 대선 주요 경합 주인 조지아주에서 경선이 이뤄지는 점도 긴장을 더 한다. 이날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4개 주, 5개 주에서 경선을 펼칠 예정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란히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대의원 1076명을 확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월하게 문턱(1215명)을 넘을 전망이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올해 조지아주에서 초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지아주 득표율은 각각 49.47%, 49.24%였다. 단 1만2000표 차이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다. 
 
아울러 조지아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은 곳이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은 조지아주 대선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 문제를 쟁점화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대선 구도를 짜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조지아주 연설에서 “우리가 조지아에서 이기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조지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당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를 거론하며 “내 정책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및 중동 등 대외 정책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모습이다. 그는 같은 날 조지아주에서 연설하던 도중 친팔레스타인 시위자가 “당신은 독재자다. 제노사이드(대량 학살) 조!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했다. 아이들이 죽고 있다"고 외치자 당혹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