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지난해 100대 기업 영업익 42% 감소…4분기 회복세

2024-03-10 10:16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면서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국내 매출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 중 작년 실적이 공시된 57곳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74조8000억원, 7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41.9% 감소했다. 지난해 대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의 60%에 그친 셈이다. 대기업군의 실적 악화 이유로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기준 100대 기업 총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7.7%, 34.6%에 달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4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6000억원으로 84.9%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매출은 26.6% 감소했고 영업 적자는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업종별 영업이익은 제조업(-48.8%), 건설업(-41.7%), 운수 및 창고업(-8.0%) 순으로 감소했다. 특히 도매 및 소매업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2.4%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10.2% 감소했다.

제조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로는 감소했지만 4분기만 놓고 보면 47.8% 증가하며 급반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4분기 2조82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건설업(21.9%),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7%)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매 및 소매업(유통업)은 매출이 7.0% 줄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어 운수 및 창고업(-4.2%), 제조업(-2.5%) 등의 순이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국내 최대 산업인 반도체와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지난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역설적으로 4분기에는 반도체 산업과 삼성전자의 실적이 회복되면서 대기업들의 실적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