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관장, 자기 비서 고소...비서, 5년간 26억원 빼돌린 혐의
2024-03-05 14:11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자신의 비서가 5년간 26억원을 빼돌렸다며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노 관장의 비서로 일한 A씨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비서로 입사해 일정 관리와 심부름을 하는 등 노 관장 보조 업무를 맡았다.
이어 2019년 12월부터 2023년 말까지 노 관장 계좌에서 매월 한두 번씩 적게는 100만원에서 200만원, 많게는 4000만원에서 5000만원씩 수십회에 걸쳐 19억7500여만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A씨는 2020년부터 2022년에는 같은 은행에 노 관장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개설,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9000만원을 대출받아 본인의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공금 5억원의 사후 처리와 관련해 노 관장에게 직접 보고 못 하게 하는 점을 수상히 여긴 재무 담당 직원 B씨에 의해 발각됐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작년 5월 "관장님의 '세컨드 폰'에서 연락이 올 수 있으니 입력해두라"며 한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런데 이는 노 관장이 아닌 A씨 휴대전화 번호였다.
며칠 뒤 A씨는 노 관장을 사칭하면서 "빈털터리가 돼서 소송자금이 부족하다. 상여금으로 5억원을 송금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B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가 상여금 지급에 따른 세금 문제를 노 관장에게 보고하려 하자, A씨가 갖은 이유를 들어 직보를 제지했다.
결국 연말 결산 시기인 작년 12월 B씨가 보고를 강행하면서 뒤늦게 사건을 인지한 노 관장이 직접 은행에 확인하게 됐다. 이에 공금 5억원 외에도 A씨가 노 관장 명의를 도용한 계좌로 총 21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A씨는 5년간 거액을 빼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전의 행방이나 공모 여부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노 관장 측은 지난 1월 A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사건 범행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저질러진 점 등을 감안해 보면 가족 또는 지인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아직 쓰지 않는 금원이나 3자에게 보관시킨 금원 등에 관해 조사를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