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강화하는 현대차·기아, 도요타 독주 막는다

2024-03-04 05:00
싼타페·카니발 하이브리드 출시
북미 시장 도요타 전동화 맞대응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의 인기에 가속도가 붙으며 판매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강자인 도요타는 이를 바탕으로 나홀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북미 전기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올해 싼타페와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본격 출시해 친환경차 체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북미에서 전년 대비 3% 감소한 5만9059대의 차를 판매했다. 

올 1~2월 합산 판매량은 11만1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카니발과 스포티지, 셀토스, 쏘렌토 등 주요 SUV와 포르테의 판매량은 늘었다. 이와 달리 리오가 66% 감소한 1577대 팔렸고 K5는 35% 줄어든 5579대다. 소울과 니로는 각각 29%, 31% 감소했다. 텔룰라이드는 7.1% 뒷걸음질쳤다. 

현대차의 올 1~2월 북미 판매량은 펠리세이드, 코나, 투싼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엘렌트라는 19% 줄어든 1만5332대를 기록했고 쏘나타, 베뉴는 각각 18%, 32% 줄었다. 싼타페도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기저현상 효과가 끝나면서 올해 들어서 판매량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시장을 발판 삼아 판매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북미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2% 증가한 18만4450대로 집계됐다. 도요타 부문은 16% 늘어난 15만9262대, 렉서스 부문은 17.4% 증가한 2만5188대다. 특히 하이브리드를 주축으로 한 도요타 사업부의 전동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1%나 급증했다. 이는 전체 판매량의 3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 1월에도 GM, 스텔란티스 판매량이 11%씩 줄어든 것과 달리 도요타의 경우 22%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1월 베스트셀러 모델에서 라브4는 포드 F시리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전기차를 넘어선 유럽에서도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달 유럽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0.9%포인트 줄었다. 

오는 2030년까지 단중기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들은 친환경차 전략 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북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65% 성장했다. GM은 하이브리드 차종을 북미 시장에 재출시하고 포드는 하이브리드 생산 20% 늘리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9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7.8%로 2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전기차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인센티브 확대로 전기차 시장 독점을 유지하면서도 올해 싼타페 하이브리드,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글로벌 출시로 시장을 파고들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북미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연간 생산 목표를 기존 3만5000대에서 7만대로 늘려 잡았다. 싼타페는 지난해 투싼, 아반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로 북미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