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조원 빚더미…한전·가스공 지난해 이자 6조원 지출
2024-03-03 11:51
2021~2022년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 영향
수십조원 적자 누적…수익구조 정상화 실패
국가 에너지 인프라 건설 영향 우려 제기도
수십조원 적자 누적…수익구조 정상화 실패
국가 에너지 인프라 건설 영향 우려 제기도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가 249조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전 부채는 전년 대비 9조6000억원 늘어난 202조4000억원이다.
두 회사의 지난해 이자 비용은 6조원으로 전년 대비 62%(2조3000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자 비용은 한전 4조4000억원, 가스공사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75% 증가했다.
양대 에너지 기업이 막대한 이자를 부담하게 된 원인은 적자 누적 등으로 풀이된다. 2021~2022년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십조원대의 적자가 누적됐다. 전기·가스 요금을 상당 폭으로 인상했으나 수익 구조가 정상화되지 못한 것도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평균 적용 금리도 전년보다 높았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 계획을 보면 총부채는 오는 2027년 226조3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한전은 24조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매년 4조~5조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4조4000억원의 이자가 발생했다. 올해 한전이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4조원 이상의 이자 비용을 지출하면 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가스공사의 경우 요금이 원가 이하라서 재무 위기를 탈출하기에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조5000억원의 흑자를 봤지만 이자로 1조5000억원을 지출하며 7000억원대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두 기업이 경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국가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전은 올해 설비투자에 지난해보다 2조원 증액한 17조6000억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재원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필요할 경우 발행 잔액이 74조9000억원인 한전채를 추가 발행하는 등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가스공사도 액화천연가스 사용 확대에 따라 가스 생산 시설과 전력 비축 기지 등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가스공사는 오는 2026년까지 가스 주 배관 440㎞ 구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28년까지 당진 LNG 생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