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의 집콕뉴스] 로또 1등보다 확률 높은 '로또 청약' …'분양권 줍줍'의 역사
2024-02-29 06:00
역대급 부동산 상승기‧규제 완화에 '로또 청약' 등장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32㎡은 시세차익 20억원 이상, 평균 경쟁률 33만대1이다. 당첨확률이 로또 1등 확률(814만5060분의1)보다 높으면서 그야말로 전 국민이 들썩였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6일 오후 마감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청약에서 3가구 모집에 총 101만3456명이 접수했다. 전용면적 34·59·132㎡ 등 총 3개 주택형이 청약을 받은 가운데 평균적으로는 33만78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가구 모집에 총 50만3374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50만3374대1을 기록한 전용 59㎡이었다. 전용 34㎡와 132㎡의 경쟁률도 각각 17만2474대1, 33만7608대1을 기록했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분양가는 34㎡ 6억5681만원, 59㎡ 12억 9078만원, 132㎡ 21억 9238만 원이다. 앞서 해당 단지 전용 59㎡와 132㎡가 최근 각각 22억198만원, 49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세차익은 최대 59㎡ 기준 10억원, 132㎡는 27억원 수준이다.
최고 경쟁률은 지난해 6월 82만대1 기록 ‘흑석자이’
로또 청약은 분양가가 최초 청약 시점과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 역대급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시세차익이 커졌다. 지난해 정부가 무순위 청약의 무주택·거주지 요건을 폐지하며 만 19세 이상 전국의 성인이라면 신청할 수 있게 된 점도 경쟁률을 높였다. 또 분양가는 애초에 주변 시세 대비 낮은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지금까지 진행한 무순위청약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흑석리버파크자이’다. 지난해 6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 전용 59㎡에서 82만9804대1을 기록한 바 있다. 해당 면적대는 지난해 12억~13억원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분양가는 6억4650만원 수준으로 약 6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됐다.
비교적 낮은 경쟁률로 높은 차익을 기대해볼 만한 단지도 있었다. 앞서 2022년 5월 진행한 과천위버필드 무순위 청약에서는 4가구 모집에 총 8531명이 신청해 2133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최대 10억원가량의 차익이 기대됐지만, 과천시 거주자만 신청이 가능했다.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과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무주택 세대주만 청약할 수 있었기에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지는 않았다.
분양가는 최초 분양이 진행된 2018년 수준으로 당시 전용 59㎡는 8억2359만∼8억9731만원, 84㎡ 10억8814만원, 99㎡ 11억6590만원이었다. 전용 59㎡는 올 1월 14억원 대, 전용 84㎡는 17억원 대에서 거래 중이다.
또 △2020년 DMC파인시티자이(전용 59㎡ 29만8000대1) △2021년 디에이치자이개포(전용 118㎡, 12만대1) △2022년엔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84㎡, 8만4322대1), 수만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엔 서울 거주자만 가능했던 시기라 지금이라면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순 시세차익만으로 무순위 청약을 결정할 경우 당첨 이후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일반적인 청약보다 자금 납부 일정이 빠듯하다. 입주장이 펼쳐진 상황에서 세입자를 구하는 것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금이 부족하면 전매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취득 1년 내 분양권 전매의 경우 차익의 최대 77%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해 시세차익이 크지 않다. 매도를 해야 하기에 비싼 가격에 팔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무순위 청약은 1995년 2월 주택공급규칙 전면개정시부터 ‘사업 주체가 따로 공급방법을 정하여 공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시행됐다. 투기과열지구에 한해서는 청약홈을 의무적으로 활용하게 돼 있으며, 비규제지역에서는 사업주체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