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도 하이브리드가 대세…전기차 택시 시장은 주춤
2024-03-02 09:00
# 현대차 아이오닉5 택시 운전자인 이승훈씨(65세)는 특히 뒷좌석에 앉은 승객들로부터 멀미를 호소하는 손님들이 많아 고민이다. 승객들 사이에선 전기차 택시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차 택시 보급이 늘면서 충전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차량 유휴 시간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나 LPG 전환을 고려하는 전기 택시 기사들도 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보조금과 세금 혜택에 힘입어 매년 상승세를 보였던 전기차 택시 시장이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의 경우 최근 2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택시는 총 1만2552대가 등록됐다. 2022년(1만5765대) 대비 20.38% 감소한 수치다.
전기 택시 등록대수는 2021년 4993대에서 2022년 1만5765대로 3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작년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신규 등록 전기 택시 비율도 35.6%로 전년 대비 3.1%포인트(p) 줄었다. 액화석유가스(LPG)와 휘발유 택시도 매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 택시만이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했다. 2021년 66대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 택시 등록대수는 2022년 94대로 소폭 늘었다가 작년 662대로 크게 늘면서 2021년 대비 10배 증가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 택시는 승차감 면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내연기관차보다 급감속, 급가속을 하는 특성 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회생제동을 이용하면 많은 에너지를 회수해 전비를 높일 수 있으나 운전 성향에 따라서는 급가속과 급제동이 반복돼 동승자는 멀미를 느끼게 된다.
게다가 전기차 대비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해 차량 유휴 시간 증가하고 있고, 잔존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전기 택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는 올해 전기 택시에 대해 보조금을 작년보다 50만원 늘려 전기 택시 보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자체 시비를 더하면 서울시 기준 일반 승용차보다 300만 원 많은 최대 12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주행거리와 배출가스 등을 고려하면 전기차 활성화에 전기 택시가 우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택시 이용 고객 가운데 멀미 등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택시업계에서 고객 의견을 세심하게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를 호출할 때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이 전기 택시로 인한 불편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