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 차세대 무인수색차 수주전…불붙은 7조 '지상무기 전쟁'

2024-02-28 05:00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미래 전장을 누빌 무인차량 국내 수주사업에서 맞붙는다. 승기를 쥐면 추가 수주뿐 아니라 향후 7조원 규모로 커질 세계 무인차량 시장까지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9, K2 등 기존 주력 무기도 루마니아와 폴란드, 중동에서 수출 낭보가 이어지며 올 한해 국내 방산업계의 지상무기가 국내외에서 활개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군은 오는 3월 다목적무인차량 구매사업 입찰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 수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뛰어들어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상무인차량은 원격 조종 또는 자율주행 방식으로 수색, 감시정찰, 폭발물 처리 등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무기로 인명피해 감소와 방호력·기동력 보강 등에 따라 유인전투차량의 높은 획득비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갈수록 줄어드는 병역자원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차 기술력을 앞다투는 두 회사 모두 사업 수주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의 무인차량은 6륜 전기구동 체계다. 한화에어로의 무인차량인 아리온스멧은 원격 조종, 유선 추종, 자율주행, 탐색자율 주행, 선행추종자율주행 등 5가지 방식으로 운용된다. 원격통제사격체계로 목표물을 자동으로 추적·조준하고 기동간 사격을 하는 등 근접전투를 지원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최고속도는 시간당 43㎞며 전기충전 후 항속거리는 100㎞, 적재중량은 550㎏이다. 

현대로템의 무인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격·자율·종속주행 3가지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12시간 운용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간당 30㎞다. 중량은 2톤이다. 임무에 따라 원격무인장치부터 탄약·군장 이송, 감시·정찰장치, 화생방·사격탐지장치, 지뢰탐지장치 등 다양한 장치를 적용해 목적을 바꿀 수 있어 확장성, 경제성이 높다. 현대로템은 2020년 방위사업청에서 발주한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 사업을 수주하며 한화에어로보다 국내 시장의 입지를 먼저 다져왔다. 군에 납품한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무인차량의 성능을 개발해 이번 수주에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에서 납품 실적을 쌓으면 수출에도 유리해질 수 있다. 글로벌 지상무인차량 시장은 2021년 31억 달러(약 4조원)에서 2030년 56억 달러(약 7조3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는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미국 해외비교성능시험(FCT)에서 무인차의 적재물 운송 능력, 탐색 자율주행 능력, 주행성능을 알리며 수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내 방산업계의 지상무기 수주 활동은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는 폴란드 K9 60대, 천무 30대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루마니아 K9과 K21 라트비아, 폴란드 K9 및 천무 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호주로부터 3조원 규모의 장갑차 레드백을 수주한 이후 유럽·중동·아태 지역에서도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의 올해 지상방산 수출 비중은 45%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올해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3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대로템에서는 폴란드 2차 물량 계약 이행과 함께 인근 국가로의 수출이 가시화될지 관심을 모은다. 발트3국을 포함한 러시아 접경국들이 올해 국방예산을 평균 40% 이상 상향하고 있어 루마니아 수출에 성공할 경우 리투아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등 수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 다목적 무인차량 [사진=현대로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