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뒤 팔아야겠네"… '황제주' 기대받던 에이피알, 상장 첫날 '따따블' 실패
2024-02-28 06:31
올해 첫 ‘조(兆) 단위 기업공개(IPO) 대어’ 기업 에이피알이 시장 기대와 달리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달성에 실패했다. 가격 급등주로 분류할 수 있었지만 '폭등'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이피알은 공모가(25만원) 대비 6만7500원(27%) 오른 3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78.2% 뛴 44만5500원으로 형성됐다. 장중 최고가는 87% 급등한 46만7500원으로 상승률 100%에 미달했다. 공모가 4배 달성 시 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주식을 지칭하는 ‘황제주’가 될 수 있었지만 2배에도 못 미친 것이다.
에이피알 공모가(25만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조8960억원이었다. 당일 코스피 시장 입성 이후 시총은 약 2조4270억원을 기록했다. 높은 공모가에 에이피알 시가총액이 5조원 이상 뛰어 아모레퍼시픽(7조2063억원)과 LG생활건강(5조213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올해도 양호한 매출 흐름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상장 당일 유통 물량과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이피알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1~3개월 이내에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피알 의무보유 확약(국내외 합산) 비율은 신청 수량 기준 약 29%로 집계되는데, 이 중 3개월 비중이 11%대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한 달(10%) 순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 보유로 수익을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배정 비율이 낮아 장기 투자가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공모 청약은 기업 가치를 보고 들어가지는 않는다. 단기간에 매도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정작 앞서 청약에 실패했던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세를 이용해 매수에 나섰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25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동시에 1조1320억원어치를 매도하는 등 이날 일일 거래량은 400만주, 거래대금은 1조5840억원을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상장 전 흥행 기대가 큰 공모주였다. 지난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희망밴드(14만7000~20만원) 최상단보다 25% 높은 25만원으로 확정됐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증거금이 약 14조원이나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1113대 1로 균등배정 확률이 6%에 그치면서 이른바 '빈속 청약자'가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