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4] 최태원 바르셀로나 구상…전 세계 이통사 뭉쳐 빅테크 초거대 AI에 맞불

2024-02-26 17:00
SKT 주도 13억 가입자 품는 이통사 AI 동맹 결성
통신 특화 '텔코 LLM' 공동 개발...다양한 언어 지원
손정의 소프트뱅크 합류...AI 반도체 연계 가능성↑

SK텔레콤(SKT)이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통신사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인공지능(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과 클라우디아 네맛 기술혁신담당이사, 하템 도비다 이앤 그룹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위엔 콴 문 싱텔그룹 CEO, 유영상 SKT 대표, 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가 MWC 2024 SKT 부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SKT)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구글·메타 등 빅테크에 대항하고자 합작법인을 설립해 '통신 인공지능(AI)'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7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이통사 간 AI 동맹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SKT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GTAA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독일 도이치텔레콤·아랍에미리트(UAE) 이앤그룹·싱가포르 싱텔그룹·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AI 기술 공동 개발과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도 MWC 2024에 직접 참석해 글로벌 이통사 CEO들을 만나 글로벌 AI 기술 혁신과 AI 산업 생태계 선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오전 열린 GTAA 창립총회에는 최 회장을 필두로 유영상 SKT 대표,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하템 도비다 이앤그룹 CEO, 위안 콴 문 싱텔그룹 CEO, 다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5개 이통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통신사 특화 초거대언어모델(텔코 LLM)'을 본격 개발한다. 한국어·영어·일본어·독일어·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해 가입자들에게 혁신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합작법인은 연내 설립한다.

5개 이통사는 전 세계에 가입자 약 13억명을 보유하고 있다. 싱텔 7억7000만명, 도이치텔레콤 2억5000만명, 이앤 1억7000만명, 소프트뱅크 4000만명, SKT 3100만명 등이다.

텔코 LLM은 빅테크의 일반 LLM보다 통신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따라서 AI 콜센터(AICC)나 실시간 통화 번역 등 다양한 AI 기반 혁신 서비스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SKT는 이번 AI 동맹을 두고 '에이닷 엑스' 'X330' 등 자사와 파트너사가 보유한 파운데이션(기초) LLM과 AI 반도체를 토대로 텔코 LLM을 완성해 전 세계 이통사에 공급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업계에선 지난해까지만 해도 GTAA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소프트뱅크가 AI 동맹에 함께하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이통사에서 AI·AI반도체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뜻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일반인공지능(AGI) 시대에 대비해 소프트뱅크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000억 달러(약 133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엔비디아를 대체할 AI반도체를 만드는 '이자나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GTAA가 이자나기 프로젝트에 가장 큰 후원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전격 합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GTAA는 이날 오후 5개 이통사 외에 다른 글로벌 이통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전 세계 20여 개 이통사 중역을 초청해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