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경비원, PGA 투어 우승으로 인생 역전

2024-02-26 11:02
제이크 냅, 멕시코 오픈 우승
나이트클럽 바운서서 우승자로

2021년부터 9개월 동안 나이트클럽 바운서로 근무한 제이크 냅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컵을 들었다. 2년 사이에 벌어진 인생 역전 드라마다. [사진=PGA 투어 엑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팀은 26일(한국시간) 이례적으로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스태프(STAFF)라고 적힌 검은색 티셔츠에 검은색 모자를 쓴 남성이 있다. 영락없는 나이트클럽 바운서다. 바운서는 입구를 지키는 문지기, 경비원, 경호원 등을 뜻한다.

함께 게재한 글에는 '2년 전 제이크 냅은 나이트클럽 바운서였다. 오늘 그는 PGA 투어 멕시코 오픈 앳 비단타(총상금 810만 달러)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적었다.

한 시간 뒤 냅은 멕시코 바야르타의 비단타 바야르타 골프코스(파71) 18번 홀 그린에서 PGA 투어 우승컵을 들었다. 이날 이븐파 71타,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쌓았다. 생애 첫 투어 우승이다. 축하해주기 위해 멕시코까지 날아온 여자 친구와 포옹했다.

냅은 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캐나다 투어와 콘 페리(PGA 2부) 투어를 뛰었다. 

투어 카드를 잃은 2021년 가을부터 2022년 봄까지 9개월 동안은 나이트클럽 바운서로 근무했다. 사람에 치이면서도 틈이 나면 골프 스윙을 했다. PGA 투어 진출 꿈을 위해서다.

냅은 지난해 콘 페리 투어 포인트 13위로 PGA 투어에 진출했다.

냅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45만8000 달러(약 19억4000만원)를 받았다. 투어 카드 2년과 특급 지정 대회 출전, 오는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초청 등을 일궜다.

지금의 냅을 있게 한 사람은 지난해 별세한 외할아버지다. 그는 고인의 이니셜을 팔뚝에 새기고 출전했다. 냅은 라운드를 마칠 때마다 고인의 휴대전화 번호로 메시지를 보냈다.

냅은 "오늘 아침에도 외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외할아버지가 여기 와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만약 내가 스스로를 짓밟거나 불안해하면 정신 차리라고 뒤통수를 쳐줄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29세에 첫 승을 기록했다. 도와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내 마음에 새기고 포기 없이 앞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