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시즌' 앞두고 기름값 들썩...2%대 물가 관리 '비상'
2024-02-26 05:00
일부 지역 휘발유 리터당 1700원 넘어
석유협 "유가는 향후 2주간 상승 추세"
3월 이동 몰려…먹거리 물가도 '위태'
석유협 "유가는 향후 2주간 상승 추세"
3월 이동 몰려…먹거리 물가도 '위태'
날씨가 풀리며 봄철 나들이와 이사, 개학 등 인구 이동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그동안 잠잠하던 기름값이 들썩이고 있다. 자가 운전자는 물론 택배·화물과 버스 등 관련 업종 종사자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유가는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2%대로 눌러 놓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재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1633.29원, 자동차용 경유는 1535.15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1월 24일)과 비교하면 각각 69.10원과 61.71원 올랐다. 서울 지역은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1713.3원)에 진입했다. 경유도 1600원대(1623.86원)로 올라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석유류 가격은 국제 가격과 연동되는데 국제 유가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큰 방향성은 상향이라 향후 2주간은 상승 추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점이 공교롭다. 국내 인구 이동이 급증하는 3월을 앞두고 기름값 상승 이슈가 불거졌다.
벚꽃이 개화하는 3월은 전국적으로 나들이 수요가 폭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통계청 통신·모바일 인구 이동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마지막 주 기준 인구 이동량은 1억1208만건으로 전년(1억397만건) 대비 811만건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 연간 고속도로 교통량을 봐도 3월부터 교통량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들어선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1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2.8%)로 하락했지만 먹거리 가격을 중심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물가도 3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 동반 상승은 향후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정부도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재반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달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조치를 오는 4월까지 연장한 게 대표적이다. 한 달간 '범정부 석유 시장점검단'을 집중적으로 가동해 일부 주유소를 대상으로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는지도 살필 계획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물가 안정 관련 현안 간담회에서 "정부는 2%대 물가가 조기에 안착돼 국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범부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