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6월 방북 가능성…日신문 "지지율에 이용 말아야"

2024-02-22 17:25
슈칸 겐다이, 6월 혹은 7월 북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보도
니혼게이자이신문 "북한 문제 정권 부양 연결 삼가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UPI·연합뉴스]

일본의 한 주간지가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르면 6월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일본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지지율 향상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9일 발매된 주간지 슈칸 겐다이(週刊現代)는 기시다 총리가 6월 혹은 7월에 북한을 방문해 북일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슈칸 겐다이는 기시다 총리가 최근 가까운 국회의원들에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김 위원장과는) 같은 세습 정치인으로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넘어서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데 대해 잘 이해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5일 담화를 통해 기시다 총리의 최근 북일 정상회담 추진 발언에 대해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자국의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지가 있다는 견해를 수 차례 공개적으로 피력해왔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사설을 통해 “기시다 총리는 정치 자금 문제 등으로 지지율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북한 문제를 정권 부양으로 연결 지으려는 안이한 발상은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북한은 한국에게는 대결 자세를 강화하면서 한일 간의 이간을 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부부장이 비핵화 요구와 일본인 납치 문제 제기 포기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의 긴장감을 높이는 현안을 보류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조성 문제와 더불어 자민당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과의 유착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 정권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하락한 지지율을 북일 정상회담이라는 외교적 돌파구를 통해 만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본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납치 문제-극비문서에서 보이는 진실’이라는 책을 발간한 전직 국회의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리타 요시후 씨는 1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직 길은 험난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가 방북해서 ‘납치 피해자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원칙을 바꾸지 못하고 귀국하면 '지지율 V자 회복'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