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美 정부 보조금 타고 리빌딩 '본격화' 하나
2024-02-22 18:41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로 본격 진출하며 리빌딩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운드리 사업 강화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 등이 이뤄지면 리빌딩 속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 포럼을 열고 올 연말부터 1.8나노 공정(18A)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공정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인텔은 이날 지금까지 파운드리 수주 물량이 150억 달러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관련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등 수뇌부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정부 인사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잠재 고객사까지 참석해 기대감을 키웠다.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 진출에 대해 "인텔의 리빌딩"이라며 "이는 개명, 재구축, 재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꿈의 공정'이라고 불리는 1.4나노에 대한 계획도 공개됐다. 인텔은 이날 1.4나노미터 초미세공정을 2027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TSMC와 삼성전자의 1.4나노 도입 목표와 같은 해다. 1.8나노미터에서 TSMC와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1.4나노미터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과거 CPU 시스템 반도체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던 인텔이 '리빌딩' 수준의 개혁으로 파운드리 부분을 강화하는 것은 AI 시대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다. 과거에는 반도체 업체들이 직접 설계와 생산까지 도맡아 했지만, 이제는 위탁 생산만 의뢰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 아마존이 자체 반도체를 이미 생산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자체 반도체를 설계하고 곧 생산에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늘리기 위한 판단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확보를 위한 야심도 드러냈다. 오는 2030년 세계 2위 파운드리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파운드리 1위는 TSMC, 2위는 삼성전자인데, 이를 역전하겠다는 것이다. 겔싱어 CEO는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80%가 동아시아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지를 북미와 유럽으로 돌려야 한다”며 “가장 안정적이고 탄력적인 생산망을 지닌 파운드리는 인텔”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