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김치 잘 팔리더니...대상 '종가' 美 매출, 작년 처음으로 일본 제쳤다

2024-02-20 16:21
지난해 종가 미국 매출 비중, 32%...일본, 2%p 격차로 앞질러
CJ의 비비고 김치도 美 매출 전년比 44% ↑...일본보다 높아

대상 '종가' 포장김치. [사진=대상]
미국에 불고 있는 'K-김치' 열풍에 힘입어 대상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포장김치 업계 1위 사업자인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JONGGA)'의 경우 지난해 미국 매출이 론칭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것이다. 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도 비비고 김치를 앞세워 미국 내 매출 성장률이 40%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 종가의 지난해 미국 매출 비중이 32%로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전년과 비교해 3%포인트(p) 상승한 수준이다. 특히 종가의 미국 매출 비중은 일본도 제쳤다. 작년 일본의 매출 비중은 30%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p 내려 앉으면서 미국에 추월 당했다. 2019년만 해도 미국으로의 김치 수출액은 일본의 30%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2년에는 80%까지 급상승했고 지난해 이를 넘어선 것이다. 종가의 김치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업계는 미국 내 김치 소비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는 미국이 종가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시작과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2020년을 기점으로 김치 매출 성장세는 급격하게 가팔라졌다. 실제로 2020년 종가의 미국 매출 비중은 29%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김치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에 종가의 전체 수출액도 증가 추세다. 대상 종가의 글로벌 매출액은 2016년 2900만 달러(약 387억원)에서 지난해 8300만 달러(약 1110억원)로 2.8배 넘게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종가의 김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를 넘어선 53%에 달한다. 

대상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매출이 일본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면서 "엔데믹 이후에도 미국 내 우리나라 김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사진=CJ제일제당]
업계 2위인 CJ제일제당의 브랜드 '비비고 김치'도 미국 시장에서 날아 올랐다. '비비고 김치'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44% 신장했다. 글로벌 누계 매출이 20%가량 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본 매출 성장률(31%)에 비해서도 13%p 높다. 

올해 대상과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대상이다. 대상은 미국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2022년 식품 업계 최초로 현지에 김치공장을 완공해 생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종가 김치는 대부분이 수출 물량이고 현지 생산 비중은 10% 수준이다. 대상은 내년까지 미국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스앤젤레스(LA) 공장에 이어 미국 현지 식품업체 '럭키푸즈(Lucky Foods)'를 인수, 추가 생산기지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럭키푸즈는 2000년 설립된 아시안 식품 전문회사로, '서울' 김치를 비롯해 스프링롤, 소스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이 담긴 '비비고 단지김치'의 수출량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의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치는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제품(GSP) 중 하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내 70여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아시안 식품 유통업체(H MART)에 입점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메인스트림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