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도 못 피한 '미분양 공포'···4월부터 현실화
2024-02-19 07:30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증가 타격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시점 기준 올해 4월 입주부터 대형 건설사의 청약 미달 현장이 생기면서 미분양 단지가 건설 업계 전반에서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에 따르면 입주 시점 기준 청약 경쟁률 1대 1 미달 현장의 비율은 2024년 10%, 2025년 24%, 2026년 21%로 나타났다. 청약 경쟁률 1대 1 미달 비율이 7.9%로 나타난 올해 1분기에 비해 4분기에는 13.48%로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청약 경쟁률 1대 1 미달은 100가구 아파트 청약에서 100명도 안 되는 사람이 청약을 해 경쟁률이 1대 1 미만으로 나와 미달된 것을 의미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11월과 12월 이뤄진 분양 중 상당 지역에서 미청약이 미분양으로 전환됐고 2024년 1월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분양 아파트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라며 "입주 시점 기준 건설사별 청약 경쟁률은 대형사가 중소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입주 시점이 늦어질수록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3년 전후로 대형 건설사가 지방 분양에 많이 뛰어들었지만 최근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대형 건설사도 함께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8376가구) 대비 3.7%(314가구) 증가한 8690가구로 조사됐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분양 시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곳"이라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얘기는 곧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