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쇼크, 국내는 안전?] 글로벌 은행 충격 가시화…한국으로 번지나
2024-02-18 18:00
4대 금융지주 해외 부동산 투자 20조 넘어
북미·유럽에 집중돼 있어 투자 손실 불가피
수익증권·펀드 등 투자 이미 1조 이상 손실
북미·유럽에 집중돼 있어 투자 손실 불가피
수익증권·펀드 등 투자 이미 1조 이상 손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실 경고음이 커지면서 한국 금융권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로 최소 1조원 넘는 평가 손실을 기록하는 등 해외 부동산과 관련한 리스크가 구체화되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8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해외 부동산 대출과 투자 자산 규모는 △하나금융 6조2458억원 △KB금융 5조6533억원 △신한금융 3조9990억원 △농협금융 2조3496억원 △우리금융 2조1391억원 등 20조원이 넘는다. 해외 부동산 투자 건수는 총 782건으로 집계됐다.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는 대부분 부실 우려가 큰 북미와 유럽에 집중돼 있어 지난해부터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 손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은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의 투자에 총 10조4446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이들 자산에 대한 평가 가치는 총 9조3444억원으로 애초 투입한 원금보다 1조1002억원 줄어든 상태다.
지주사들은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고 관련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의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부동산 PF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국내 회사들은 선순위 위주로 투자했고 투자 규모도 자산 대비 1% 안팎이어서 손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대형 부실이나 시장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으로 번질 수 있어 당분간 위기론은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 상황이라는 점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돌출할 수 있고 정보 접근도 제한적이어서 실적 방어가 예상보다 힘들 수 있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1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지주사는 올해도 선제적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비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하기와 맞물려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금융사에 또 다른 악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발(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가 어디까지 번지는지에 따라 손실율도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 본격적인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수시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