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해외부동산 펀드, ELS와 달라…종합적으로 봐야"

2024-02-15 15:41
태영건설 신규자금 투입엔 "당사자 간 협의, 워크아웃 장점"
강석훈 산은 회장 "자금 미스매치 중간서 연결하기 위한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 대규모 손실 우려에 대해 “주가연계증권(ELS)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일축했다. 만기가 장기간에 걸쳐 분산돼 있어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H지수 연계 ELS는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몰려있는데 해외부동산 펀드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만기가 분산돼 있다”며 “기관투자자가 많다는 점도 ELS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손실 흡수능력도 함께 살펴봐야 하는데,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손실요인에 비해 크지 않다면 그렇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홍콩 ELS와 관련해서는 제도개선이 일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H지수 연계 ELS와 관련해 접수된 다수 민원과 금융감독원 현장검사 결과를 분석하면 문제점이 구체화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도 검토하고 있고, 구체적인 검사 결과가 나오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건설에 4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데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금융기관과 기업이 대화를 통해 필요하다면 신규자금도 지원할 수 있는 게 워크아웃의 장점”이라며 “금융당국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 간 협의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추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투입하면서 담보를 비롯한 안전장치를 마련했거나, 확실한 회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당사자 간 협의로 이뤄지는 워크아웃은 법정관리와 비교했을 때 밀고 당기기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앞서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금 운용상의 미스매치(부조화)를 중간에서 연결하기 위해 신규자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자금 미스매치가 발생했을 때 중간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일반적인 워크아웃에서도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영건설이 관련된 PF 사업장 처리와 관련해서는 “실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고, 이달 안에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대주단이 PF를 이어갈지, 중단할지,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지 등에 대해 이해관계자 모두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태영건설 주요 채권단은 오는 23일 금융채권자 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에 4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실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은이 40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은행이 손실 부담을 확약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