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후보자간 합종연횡이 시작되고 있다.

유력 후보와 지지세가 열악한 후보간 단일화와 함께 경선에서 배제된 후보의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갑작스런 판세 변화에 상대 후보가 맹비난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박빙의 승부가 예측되는 선거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같은 합종연횡이 향후 표심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익산갑 경선에 오르지 못한 고상진 예비후보는 15일 이춘석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고 예비후보는 이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링에조차 오르지 못했지만 지지자들이 꿈꾸는 익산을 만들기 위해 깊은 고뇌 끝에 이춘석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국회의원이 되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윤석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고 무능한 현역 정치인의 책임을 묻고 침체한 익산을 되살리는 일이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이춘석 후보처럼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노련한 중진의 정치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수흥 예비후보는 “적폐야합, 공작정치”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김 예비후보 측은 “얼마 전까지 경쟁하던 후보들이 본 경선을 5일 앞두고 표를 구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적폐연합의 선거행태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주시리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군산에서는 채이배·김의겸 예비후보가 14일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의 목표를 향한 구심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김의겸 예비후보로 단일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채 예비후보는 “단일화가 군산 정치변화의 가장 큰 걸음이 되겠다”며 “덧셈의 정치로 군산의 경제문화를 두 배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신영대 예비후보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뜨내기 야합’이라며 단일화를 비판했다.

신 후보는 “뒤처진 후보들이 불안함에 비열한 선택을 했다”며 “시민의 뜻과 무관한 정치적 거래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산과 익산을 선거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영대 예비후보와 김의겸 예비후보, 김수흥 예비후보와 이춘석 예비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쟁구도에 단일화, 지지선언은 일정부분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단일화 및 지지선언을 이끌어낸 예비후보에 유리할 수 있지만, 되레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역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등에서도 앞으로 후보 단일화 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읍·고창의 경우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장기철 재경 전북도민회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열악한 일부 예비후보가 특정후보와의 단일화나 지지선언에 나설 개연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