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에 美 시총 재편…엔비디아, 아마존 이어 알파벳도 추월하나

2024-02-14 10:48
엔비디아 시총 4위 올라…알파벳과는 300억 달러 차이
MS 세계 시총 1위 등 AI 주도 기업 '왕좌'
베이조스, 아마존 주식 대거 매도 영향도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붐이 미국 증시를 재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AI 기술 주도 기업들이 시가총액(시총) 최상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시총이 아마존을 앞지르며, 시총 4위에 올랐다.
 
이날 엔비디아 시총은 종가 기준으로 1조7816억 달러(약 2381조원)를 기록하며, 아마존 시총(1조7517억 달러)을 추월했다.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시총이 아마존을 능가한 것은 2002년 이후 약 22년 만이다.
 
조만간 엔비디아가 알파벳의 시총도 앞지르며, 상위 3위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알파벳 시총은 1조8100억 달러로, 엔비디아보다 약 300억 달러 많은 수준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주가가 3배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46%나 올랐다.
 
월가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즈호 증권은 이날 투자 노트를 통해서 엔비디아의 주식 목표가를 기존 주당 625달러에서 825달러로 높였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주당 721.28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4%가량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즈호의 애널리스트인 비제이 라케쉬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인 H100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점을 짚으며,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3개 반도체 회사의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AI 붐에 미국 기업들의 시총은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AI 혁신을 주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월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총 1위에 올랐다. MS의 시총은 3조 달러가 넘는다. 반면 AI 경쟁에 뒤처진 애플의 주가는 올해 소폭 하락하며 시총이 2조8000억 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한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 주식을 대거 매도하는 점도 시총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이조스는 내년 1월 31일까지 5000만주에 달하는 아마존 주식을 매도할 계획으로, 현재까지 총 40억 달러에 달하는 2400만주를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베이조스가 워싱턴주의 자본이득세로 인해 주식 매각을 중단했다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하면서 매각을 재개한 것으로 본다. 거주지 이동을 통해 베이조스가 아낀 세금은 최대 6억 달러(약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