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준의 투자노트] 코앞에 다가온 밸런타인데이…특수효과는 '글쎄'

2024-02-13 17:3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달콤한 로맨틱데이의 대명사 밸런타인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는 전쟁, AI,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등 각종 이슈들로 관련주가 만들어집니다. 이에 밸런타인데이와 관련된 주식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밸런타인데이 등의 이벤트가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밸런타인데이 하면 초콜릿 관련 업체와 유통 업체를 관련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사 중에 직접 혹은 자회사를 통해 초콜릿을 판매하는 상장사로는 롯데웰푸드, 오리온, 크라운제과, CJ 등이 있습니다. 유통 관련 상장사로는 롯데쇼핑, 이마트, GS리테일 등이 있고요.
 
식품업계는 밸런타인데이를 특별하게 보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프리미엄 가나 초콜렛과 위스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어링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스윗 투게더'라는 콘셉트로 스폰지밥과 마루는 강쥐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초콜릿 선물세트 150여개를 선보입니다. CJ그룹의 계열사 CJ푸드빌은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맞아 와인과 세트 메뉴를 시즌 한정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발렌타인데이 관련주 대부분은 저PBR주로도 묶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PBR은 각각 △롯데웰푸드 0.54배 △오리온 1.44배 △크라운제과 0.52배 △CJ 0.56배 △롯데쇼핑 0.27배 △이마트 0.20배 △GS리테일 0.57배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PBR 1배 미만 종목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PBR 관련주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상황입니다.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PBR, 자기자본이익비율(ROE) 등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저PBR 업종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밸런타인데이 특수효과? 과거 사례 살펴보니 주가 '지지부진'
[자료=한국거래소]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까지 증시에서 밸런타인데이 관련주들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롯데웰푸드, 오리온, 크라운제과, CJ, 롯데쇼핑, 이마트, GS리테일의 주가 수익률은 각각 –4.36%, 4.48%, -1.31%, 2.58%, -3.26%, 2.15%, -1.96%를 기록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밸런타인데이 특징주가 두드러진 날은 거의 없었습니다. 지난해 2월 13일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롯데웰푸드 –0.32%, 오리온 0.58%, 크라운제과 0.11%, CJ –1.44%, 롯데쇼핑 –1.94%, 이마트 –0.58%, GS리테일 –1.1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22년 밸런타인데이 전 거래일이었던 2월 11일에도 롯데웰푸드 –1.61%, 오리온 –0.99%, 크라운제과 –2.60% 등 관련주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유가가 변수
식료품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최근 먹거리 가격 인상도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지난해 7월(2.4%) 이후 3%를 넘어섰던 흐름이 6개월 만에 2%대로 둔화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3.4%를 기록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국제 유가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물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진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친이란 무장세력의 요르단 미군 기지 공격 등 중동 지역 불안이 커지면서 82.4달러까지 반등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음에도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물가 공표 직후 일제히 물가 반등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도 이런 배경입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신선식품 등 물가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가 낮아져야 금리도 낮아질 여지가 있고 투자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