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수입차 리콜 대수 1위 '불명예' …판매 대비 리콜 비중도 1위

2024-02-13 05:00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코리아(폭스바겐·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가 수입차 브랜드 중 결함시정(리콜) 대수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와 더불어 판매 대비 리콜 비중 또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 리콜 대수는 총 186만2764대로 전년 329만2667대보다 4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 차량의 리콜 대수는 총 17만2791대로 전년(5만5778대)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2년 수입차 중 리콜 대수 기준으로는 5위였지만 1년 새 210%가 급증하면서 1위에 등극했다. 

많이 팔리는 브랜드일수록 전체 결함 및 리콜 차량 집계에서는 불리하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경우 판매 대비 리콜 비중 또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의 판매 대비 리콜 비중은 588.6%로 벤츠(107.4%)보다 약 5배, BMW(148%)보다 4배 높다. 폭스바겐그룹의 리콜 건수는 수입차 판매 1·2위인 BMW(8만3112대)와 메르세데스 벤츠(11만3519대)를 합친 것보다 많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BMW는 총 7만7395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고, 2위인 벤츠는 7만669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폭스바겐그룹 판매량은 총 2만9356대에 불과했지만 리콜 건수는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다.

폭스바겐그룹의 리콜 비율이 높은 이유는 작년 폭스바겐 트렁크에 탑재된 안전삼각대 반사 성능이 안전기준에 미달한 것이 발견돼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월 티구안, 투아렉, 골프, 아테온 등 전 차종에서 안전삼각대의 반사 성능에 문제가 있어 판매 중단 및 리콜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도로교통법상 안전삼각대는 운전자가 차에 항상 구비하고 있어야 하며 사고나 고장 등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차에 알리기 위해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신차에 안전삼각대를 포함해 판매하는 것은 제조·수입사의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국내 현행법상 제조사가 안전삼각대를 차 내부에 비치하고 판매했을 경우 문제가 있으면 리콜 대상이 된다.

같은 해 6월에는 차량 소프트웨어 문제로 투아렉을 제외한 대부분 차종에 대해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같은 품질 관련 이슈로 인해 폭스바겐그룹은 작년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35.1% 줄어든 1만247대에 그쳤다. 아우디 또한 같은 기간 16.51% 감소한 1만7868대를 팔며 한때 벤츠·BMW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며 수입차 시장을 이끌었던 존재감이 없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품질 이슈와 더불어 브랜드 관리 소홀과 부실한 라인업이 판매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폭스바겐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구안을 제외하면 내연기관에서 내세울 모델이 없다는 평가다. 게다가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가 준중형 SUV인 ID.4 1개 모델에 그친다. 국내 전기차 시장 대응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는 것도 폭스바겐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폭스바겐 아테온 [사진=폭스바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