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연장 더 깐깐히'...당국, 대주단 만기 연장 동의율 '67%→75%' 높인다

2024-02-12 16:00
이르면 내달 대주단 협약 개정 마무리
만기 연장 가능 횟수 제한도
경·공매 요건은 완화…LH 투입 여부 '촉각'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연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선언한 가운데, 당국이 이르면 다음 달 대주단 협약 개정을 마무리하고 사업장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한다. 구체적으로 대주단 대출 만기 연장 동의율을 75%로 높이고, 만기 연장 가능 횟수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PF 정상화 펀드' 활성화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입 등을 통한 PF 사업장 재구조화도 촉진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3800여 개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 개정 작업이 이르면 내달 완료된다. 금융권은 개정안 내 대주단 대출 만기 연장 동의율을 75%까지 올리는 방안을 유력시하고 있다. 현재 만기 연장은 채권액 기준 3분의 2(66.7%) 이상 동의로 결정되지만, 이를 4분의 3(75%)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미착공 브리지론의 경우 만기 연장 가능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브리지론이 3회 이상 만기 연장될 경우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던 점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있다. 아울러 경·공매 결정이 신속히 유도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PF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체 동의가 없어도 유의미한 소수가 원하면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도록 대주단 협약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은 이번 대주단 협약 개정 외에도 부실 사업장 정리를 위한 다양한 장치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캠코와 민간이 공동 출자한 1조원대 'PF 정상화 펀드'가 경·공매로 나온 부실 사업장을 인수할 수 있도록 채권 취득 허용 방식의 확대 방안이 거론된다. 그동안에는 대주단과 가격 협의를 통한 매입만 가능하다 보니, 펀드와 대주단 간 '가격 눈높이' 차이로 반년째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한 당국은 PF 정상화 펀드 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사업장 매입 시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50% 감면해 주는 조치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올해 1분기 중 발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PF 사업장에 대한 LH 매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LH가 사업장 매입 후 직접 사업을 시행하거나 다른 시행사·건설사에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최근 사업성이 부족한 곳을 단순히 만기 연장으로 끌고 가면서 부실을 이연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는데, 이번 논의들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며 "아울러 사업자 재구조화에 공공기관이 본격적으로 나서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어, 구체적인 매입 기준이나 방식 등에도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PF는 시행사(개발 사업자)나 시공사(건설사)가 ‘프로젝트’를 담보로 부지 매입과 건설비 등 개발 자금을 금융사에서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고금리와 건설 비용 급등으로 착공이 미뤄지면서 PF를 대출한 건설사와 사업자들이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은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을 신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