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美 금리 인하 기대에…주춤하던 대출금리 반등할까
2024-02-11 06:00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연준 매파 발언 영향
페드워치 "연준 5월 금리 동결 가능성 26→39%"
은행채→조달비용→주담대 금리 상승 압박 가능성
페드워치 "연준 5월 금리 동결 가능성 26→39%"
은행채→조달비용→주담대 금리 상승 압박 가능성
최근 금리 인하 신중론에 힘을 싣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뛰고 있다. 특히 전세계 시장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주춤하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커지게 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4.18%로 집계됐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4%(3.95%)를 밑돌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준의 4연속 금리 동결 결정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등 여파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파월 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CBS 프로그램에 출연해 "물가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연준이) 과도하게 신속한 대응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10년물 금리는 직전일 대비 0.14%포인트 급등했다. 해당 국채 금리는 지난 1일(현지시각)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파월이 3월 금리 인하에 난색을 표했을 당시에도 0.16%포인트 뛰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오는 3월과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일 기준 84%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 64% 이상이 3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했던 것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5월 회의에서의 금리 예측 역시 동결 전망이 26.8%(3일 기준)에서 일주일 만에 39.3%로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채권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은 한국 시장은 금리를 더 높일 수 밖에 없어 한·미 간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나타내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식이다. 지난해 10월 미 국채 금리가 4.8%를 넘어서며 급등하자 국내 국고채 금리가 연고점을 갈아치운 바 있다.
한국은행 역시 중동 전쟁,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글로벌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 주최 강연에서 "섣부른 조기 금리 인하 시 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의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면서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크고 주요국 대비 높은 생활물가 오름세를 감안할 때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