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공기 수출액, 10억달러 돌파...첫 국산 비행기 만든지 70년만

2024-02-10 12:00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FA-50 [사진=KAI]


폴란드로의 경공격기 FA-50 수출에 힘입어 한국의 항공기 수출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한화 1조333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공군기술학교 정비교육대 교관들이 미국산 연락기의 엔진과 프로펠러 등 부품을 갖고 처음으로 '국산 비행기'인 '부활호'를 만든 지 7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항공기 수출은 전년보다 320.5% 증가한 1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한국의 항공기 수출 증가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에 12대의 FA-50GF를 납품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AI는 작년 폴란드에 인도한 FA-50 12대의 수출 대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2대의 수출 대금이 5억달러(약 6600억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무역 통계상으로도 작년 한국의 폴란드 항공기 수출액은 5억2000만달러로 잡혔다.

항공기 부품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한국 항공 산업의 수출 기여도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항공기 부품 수출은 24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4.1% 증가해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항공기 부품 수출 규모는 2010년 15억달러로 처음 10억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대한항공 등이 동체, 날개 구조물, 엔진 부품, 랜딩 기어, 특수 소재, 정밀 제어 장치 등에 이르는 다양한 항공기 부품을 생산해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 주요 항공사에 공급하고 있다.

KAI의 경우 작년 역대 최대인 3조7984억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 중 20%가 넘는 8061억원의 매출을 에어버스와 보잉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한 기체·부품 사업 분야에서 올렸다.

민수 영역을 중심으로 항공기 부품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당 단가와 부가가치가 높은 전투기와 헬기 등 방산 수출까지 증가하는 추세여서 한국 항공 산업의 성장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이 나온다.

전투기 완제기 한 대 수출은 자동차 10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폴란드 공군의 전력 공백을 급히 메울 FA-50GF(갭필러) 12대 공급에 이어 KAI는 계약 잔여 물량 36대를 폴란드 공군의 요구에 맞춰 FA-50PL 형태로 개발해 2025∼2028년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KAI는 올해 항공 산업 본고장인 미국 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미국은 올해와 내년 280대 규모 공군 전술훈련기와 220대 규모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도입을 계획 중으로, KAI는 T-50으로 사업 수주에 도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