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티 반군에 85개 표적 보복 단행...이란 "안보리가 공격 막아야"
2024-02-04 15:19
올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공습 단행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미국은 전날 시리아, 이란에 이어 이날도 예멘 주요 기지까지 타격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이날 13개 지역에서 목표물 36곳을 향해 공격을 단행했다. 이들은 후티 반군의 무기 저장고, 미사일 시스템과 미사일 발사대, 방공 시스템 레이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습은 지난달 11일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뒤 최대 규모다.
미국, 영국 등으로 이뤄진 다국적군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영의 전투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예멘의 깊숙이 숨겨져 있는 무장 단체들의 무기 저장고와 미사일 발사대·레이더 등을 파괴했다"며 "이번 정밀 공습은 불법적이며 위험한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정밀 타격은 후티 반군이 무고한 선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세계 무역을 악화시키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집단행동은 후티 반군이 국제 해운과 해군 선박에 대한 불법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추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공격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진행됐다. 작전·지휘통제시설, 로켓·미사일·무인기 보관 창고 등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 미국 본토에 있던 전략폭격기 B-1 랜서를 비롯해 많은 전투기가 동원됐고, 125개 이상의 정밀무기가 사용됐다. AP통신은 무인기도 사용됐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해 크게 비난했다. 미군의 보복이 중동 지역에 불안을 키우는 조치라는 것이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및 시리아 공격은 역내 긴장과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며 미국의 공격은 이스라엘의 내부 범죄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미국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보복행위를 두고 미국의 대중동 전략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이라크, 시리아 등에 개입과 공습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공습 대응은 미국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바이든 정부는 이 지역에서 전쟁을 확대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이틀 동안 공습은 사실상 전쟁 확대를 의미한다"며 "이번 공격이 민병대의 작전 능력에 초점을 맞춰 이란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수차례의 공격으로 이 지역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오는 4일부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동을 방문한다.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와 팔레스타인의 인정을 향한 실질적인 움직임 등이 문서에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비무장 공격 인원 공격 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시기와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