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4 이통사 '스테이지엑스', 입찰액 이통3사 대비 2배↑...'승자의 저주' 우려
2024-01-31 22:09
예상보다 높지만..."이동통신사업자 자격 획득 의미"
정부, 경쟁력 주기 위해 '중대역 할당' 카드 만지작
정부, 경쟁력 주기 위해 '중대역 할당' 카드 만지작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경매를 통해 28㎓ 대역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스테이지엑스가 선정됐다. 오후 17시 50분까지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39~50라운드)을 실시했지만,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19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1단계와 2단계 전체 경매를 진행한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4301억원으로 최고입찰액을 제시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수립하고, 국가차원의 5G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적 제휴 기업들과 함께 혁신적 요금제와 서비스를 설계, 보급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하하고 28㎓ 서비스 이용을 위한 단말기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대표적 사업자인 삼성은 물론 애플·구글·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5G 28㎓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28㎓ Real 5G 서비스 관련해 KAIST와는 리빙랩 형태로, 연세의료원(세브란스)과는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사업을 추진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국내 주요 경기장·공연장과 협업해 실감형 K-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더불어 공항 등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 28㎓ Real 5G 서비스 구현을 통해 통신강국이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입장이다.
최종 결정된 주파수 대금 4301억원은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1000억원보다 4배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또 기지국 장비 구축에 필요한 최소 비용 마저 초과한 금액이다. 스테이지엑스는 망 구축 의무에 따라 할당일로부터 3년 차까지 총 6000대의 28㎓ 기지국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은 30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됐다.
또한 이동통신 3사가 같은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으며 지불한 대가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다. 앞서 지난 2018년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이통 3사는 6223억원에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이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5G 28㎓ 주파수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기지국 장비 의무 구축을 하지 않았고, 결국 주파수를 회수당했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 호가 자본력에 대한 우려를 거두고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정부 기대대로 전통 이통3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통신비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사업자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28㎓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지엑스가 도모할 온라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그리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신규 이동통신사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이른바 '황금 주파수'로 꼽히는 1∼6㎓ 사이 중대역 할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실제 하준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5G+ 스펙트럼 플랜 공개 토론회에서 "새 사업자(제4 이통사)가 5G 28㎓ 투자에 적극적이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 후 추가 주파수를 원하면 공급하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특정 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네트워크 투자에 진정성을 보이는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