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또 순항미사일 기습 발사를 감행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동·서해를 넘나들며 3차례 순항미사일을 쏜 것이며 올해 들어 8번째 무력 도발이다. 특히 발사 때마다 위치와 무기체계를 바꿔가며 도발 양상을 다양화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께 북측이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상의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으며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활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28일에 이어 이틀 만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인 ‘불화살-3-31’인 것으로 추정된다. 불화살-3-31형은 기존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1·2형’의 개량형이다. 명칭 뒤에 ‘31’이 붙은 것은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달 24일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불화살-3-31 여러 발을 발사했다. 28일에는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불화살-3-31 2발을 쐈다. 육상과 해상에서 다양한 발사 플랫폼을 활용해 불화살-3-31을 시험발사하고 있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배경에 대해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성능 개량이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발사된 순항미사일은)북한이 주장한 정상 거리를 날아갔다”며 “이날 발사한 순항미사일의 비행시간은 28일 발사된 순항미사일에 비해 길어 정상 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화살-1과 화살-2의 정상 거리를 각각 1500㎞, 2000㎞로 추정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8차례 무력 도발에 나서고 있다. 5일부터 사흘 연속 서해 완충구역에 포탄을 퍼부었다. 14일에는 고체연료 추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쐈다. 18일에는 핵 무인 수중공격정 ‘해일’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24일, 28일, 30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동향을 사전에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공군 통신감청용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는 서해와 강원도 내륙을 왕복 비행했다. 리벳조인트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도 탑재하고 있다. 북한은 통상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 신호를 발신한다. 리벳조인트는 22일에도 한반도 상공에 날아왔다. 북한은 이틀 후인 24일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