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기업들…어음부도율·연체율 1년 만에 두 배 뛰었다
2024-01-28 11:16
작년 어음부도율(금액 기준) 0.23%…1년 전엔 0.10%
이자 못 갚는 기업도 증가…11월 기업 연체율 0.3→0.6%
이자 못 갚는 기업도 증가…11월 기업 연체율 0.3→0.6%
코로나 팬데믹 등 장기 불황이 지속된 여파로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의 어음 부도율과 연체율 등 지표들이 1년 새 두 배 이상 악화하는 등 세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음 부도율(금액 기준)은 0.23%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0.10%) 대비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지난 2001년(0.3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어음 부도율이란 기업이 물품대금 등으로 발행한 어음을 만기가 되어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된 비율을 말한다. 지난 1년간 어음 부도금액 역시 5조3484억원으로 전년(2조2520억원) 대비 2.4배 확대됐다. 이 역시 2014년(6조232억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기업들이 금융기관에서 융통한 자금 역시 이자 납부 등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부실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기업대출 연체율은 작년 11월 말 기준 0.6%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간 연체율 0.3%와 비교하면 두 배 상승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권 기업대출 연체율 추이에서도 2021년(11월 기준, 0.31%)과 2022년(0.29%)에 이어 2023년 0.52%로 급등했다.
한은은 다만 통계상 어음부도율 상승 배경에는 기술적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상적으로 차환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이 실제와 다르게 부도로 처리되면서 어음부도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P-CBO는 저신용 기업의 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으로 만기일이 차환일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 기술적으로 부도처리된다. 코로나 첫 해였던 2020년 대거 발행했던 P-CBO의 만기가 지난해 돌아와 어음부도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