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병원에 붙은 살벌한 경고문 "애 한 번만 더 데려오면 머리채 잡는다"

2024-01-26 17:3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난임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오지 말라. 애 엄마 머리채 잡을지도 모른다"는 경고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고하는데 난임병원에 아이 데려오지 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험관 고차수라는 작성자 A씨는 "난임병원은 절실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출입 금지는 아니지만, 아이를 데려오지 않는 것은 암묵적 룰인데, 데리고 오는 것을 보면 너무 화가 난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제 경우는) 인공수정 2번 실패하고 3차를 할까 하다가 시험관으로 넘어와 신선 15번, 동결 14회째다. 건보료는 이미 초과돼 갈 때마다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면서 "그만큼 난임병원은 절실해서 오는 사람이 많다. 다들 저와 비슷한 고차수 분들이다. 지금까지 유명하다는 병원 몇 군데 전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관을 하려고 일도 다 그만둔 상태다. 임신테스트기를 해보니 한 줄(비임신)이 나왔는데 어찌 됐건 피검사는 가야 하니까 사람 없는 점심시간 이후 (병원에) 방문했다"며 "황당하게도 유모차를 끌고서 아이 엄마가 들어오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아이를 데려오는 사람은 극소수긴 하지만 너무 화가 난다. 물론 제가 이번에 시험관에 또 실패해서 예민한 상태라 그런 걸 수도 있다"며 "산부인과 연계 난임병원에 다니면 임신한 산모들 보는 게 스트레스여서 일부러 큰 난임 전문병원으로 바꾼 건데 돌 전후인 아이를 데려오는 걸 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아이가 옹알이로 뭐라 뭐라 하니 아이 엄마가 눈치 보였는지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더라. 마음 같아서는 병원 다 뒤집어엎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A씨는 "난임병원은 채취할 때 빼고는 거의 출입을 안 하는 분위기인데 짜증이 난다"며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다음에 또 난임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오면 그때는 저도 참지 못하고 이성을 잃은 채 병원을 뒤집어엎겠다. 애 엄마 머리채까지 잡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심보가 못됐는데 애가 찾아올 리가", "외동을 원하지 않는 가정도 있을 텐데 너무 화가 나신 것 같다"는 등의 부정적 반응과 함께 "힘든 과정을 거치며 많이 지치신 것이 글에서도 보인다. 나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고 있다. 

한편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여러 지자체에서는 난임부부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지원 대상은 법적 혼인상태의 난임 시술을 필요로 하는 난임 진단서 제출자이며, 신청일 기준 최근 1년 이상 사실상 혼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관할 보건소로부터 확인받은 난임부부다. 인공수정의 경우 만 44세 이하 여성은 1~5회 동안 최대 30만원을 지원받고, 만 45세 이상 여성은 2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