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의회,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사실상 '친러' 헝가리만 남아

2024-01-24 07:53
에르도안 대통령 서명 절차로 남은 상황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앙카라 의회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안을 의결했다. 지난달 상임위를 통과한 데 이어 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이다. 

24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튀르키예 의회 본회의에 상정된 비준안은 표결 결과 찬성 287명에 반대 55명으로 가결됐다.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대거 찬성표를 던지며 통과를 주도했다. 이제 비준안을 위한 남은 절차는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서명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의 가입을 원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군사적 중립국인 스웨덴과 핀란드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석 달 뒤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합류했다.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이 모두 자국 의회에서 가입 의정서를 비준해야 한다. 현재 나토 회원국은 핀란드를 포함해 31개국이며, 이 가운데 튀르키예와 헝가리 두 나라만 이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

앞서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스웨덴이 옹호한다는 이유로 선뜻 동의하지 않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다 작년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10월 의회 개회 시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한 달 뒤 의회에 비준안을 제출했다. 튀르키예는 이 과정에서 F-16 전투기 수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자며 그를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공식 초청했다. 그러나 현 헝가리 정부는 나토 회원국 중 거의 유일하게 친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비준 여부는 미지수다. 오르반 총리는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나토의 대러시아 제재에 제동을 걸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