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총선 겨냥 국지적 도발 감행할 수도"

2024-01-17 01:00
對北전문가들 "대규모·고강도 도발 가능성…전쟁 일어날 확률은 낮아"

16일 경기도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군이 경계 근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상치 않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고도화된 무력 도발을 지속하면서 외국에선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고 수준 위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협 수준이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올해 한국 총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도발 수위를 지금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조만간 남한을 상대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국 총선을 겨냥한 도발을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계속 걸고 넘어지는 것은 군사합의 파기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돌리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미국 대선을 겨냥해 무력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력정책 헌법화, 민족관계 폐기 헌법화 발표 등은 모두 '대미용' 메시지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미국 행정부에 보내는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한테 유리하도록 대규모 고강도 도발일 가능성이 높다"며 "김 위원장의 1차적인 선호도는 트럼프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좀 더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 것을 놓고 의견은 엇갈렸다. 앞서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소속 로버트 칼린 연구원·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한반도가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원하지만 하지 못하는 것은 한·미가 훨씬 압도적인 전력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쟁 가능성을 낮게 진단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남한을 적대관계로 규정했고, 북·미 간에도 강대강 맞대응 전략을 서로 펼치는 치킨게임이 계속된다는 측면에서 한반도는 일촉즉발 상황에 있는 것은 맞다"며 "이 부분에는 동의하지만 북·미 간 전쟁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한반도 상황을 지금보다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대화 시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양 교수는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책무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억제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대화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과 한·중 협력의 균형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박 교수는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대화 메시지를 계속 보내야 한다"며 "억제 국면이긴 하지만 억제와 대화가 같이 움직이는 게 담대한 구성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도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 놓는다'는 메시지도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