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뚝 뚝' 2500선도 내준 코스피, 반등에 4700억 베팅한 개인투자자

2024-01-17 05:00

 

새해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연일 증시가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가 2500선 아래로 내려섰다. 개인투자자는 4700억원 넘게 베팅하면서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최근 일주일간 가장 많이 사들인 ETF(상장지수펀드)는 'KODEX 레버리지'다. 개인은 47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ETF는 코스피200지수를 두 배로 추종한다. 이어 코스닥150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677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두 ETF의 일주일 수익률은 각각 -7.03%, -7.43%다.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매수했지만 코스피가 연일 약세를 보여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코스피는 지난 3일부터 8거래일 연속 내리면서 새해 들어 5.94% 하락했다.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건 역대 증시에선 불과 7번이었다.
 
주요 대형주의 실망스러운 4분기 성적표가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며 증시 하방 압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는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연일 하락했다. 시총 3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시장 기대치를 5%, 42% 하회했다.
 
또 지난해 연말 증시를 달궜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공개된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들 역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도 추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개인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은 증시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최근 일주일간 가장 많이 내다 판 ETF는 4677억원을 순매도한 KODEX 레버리지다. 기관이 던진 물량을 대부분 개인이 사들인 것이다. 외국인 순매도 1위 역시 KODEX 레버리지로 192억원어치를 팔았다. 오히려 기관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855억원 사들이면서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낙폭이 컸던 만큼 이에 반발하는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미 연준의 정책 전환 지연과 국내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에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속 8거래일 하락이 종료된 이후 주가 방향은 하락을 마친 후 10일까지는 상승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번 코스피 연속 하락 역시 단기간에 빠른 속도의 하락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실적 부진에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으로, 약해진 투자심리를 반영하며 숨 고르기 흐름이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