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문제 중재 자처한 中, 홍해 문제엔 개입 안 할 것"
2024-01-15 15:58
운임 상승 등 피해 크나 개입 안해야 득된다고 판단
예멘 반군 후티가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공격한 후 중동 지역 불안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오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중국이 홍해 안정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이 홍해 안정을 위해 나서지 않는 건 위험을 안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고, 개입에 따른 위험과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원유의 46%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대(對)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길목인 홍해 항로가 막힌 데 따른 비용 손실도 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후티 공격으로 해운사들이 홍해 항로를 우회하면서 운임이 급등한 것이다.
홍해 불안이 오히려 중국에 득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샤오윈화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대 교수는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떤 면에서 볼 때 후티는 중국에 무심코 큰 호의를 베푼 것"이라며 "홍해 혼란으로 더 많은 무역업자가 철도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신흥경제권에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진핑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새해 첫 일정으로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메 수크리 외무장관과 회담 후 "홍해 수역은 중요한 국제 화물·에너지 무역 통로"라며 "중국은 민간 선박 공격 행위 중단, 글로벌 산업·공급망의 원활한 통행과 국제 무역 질서 수호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왕 주임은 그간 홍해 인근을 지나는 외국 상선들을 공격해온 후티 반군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